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즈드 알리, 델핀 미누이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나 누주드, 열 살 이혼녀'라는 2009년에 출판된 책이다. 나는 현재 인터넷 도서관 논픽션(Nonfiction) 영역에서 도서관 사서가 추천한 인기 있는 책 중에 괜찮아 보이는 책들을 골라 읽고 있는데, 고른 책들마다 실패 없이 재미있게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09년에 출판된 이런 책을 어쩌다 이제야 읽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 누주드, 열 살 이혼녀 줄거리
나주드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중동 국가 중 하나인 예멘의 작은 시골마을인 카르지라는 곳에서 11남매 중 다섯 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아빠는 큰 가족을 중시했기 때문에 11남매를 낳은 첫 번째 부인을 두고 2번째 부인을 들여 5남매를 더 갖는다. 가족은 위협을 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예멘의 수도인 사나로 거주지를 옮긴다. 사나에서 온 가족은 구걸하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모든 결정은 남자(아버지 혹은 아들)가 정하는 예멘의 관습 속 누주드는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30대인 남성과 강제 결혼을 하게 된다. 아버지는 누주드가 결혼하는 조건으로 750달러 받기로 하며 누주드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 누주드가 좀 더 성장하며 초경이 시작할 때까지 성경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러나 누주드는 결혼한 첫날부터 남편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얼마 안 가 반항하는 누주드에게 매일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누주드를 도와주지 않는다. 10살 아이에게 이제 결혼했으면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도리를 하라며 하루 종일 일을 시키는 건 기본이었다. 남편을 설득해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친정을 방문하게 된 누주드는 아버지, 어머니, 삼촌 등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결혼생활의 힘듦을 말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 누구도 누주드를 도와주지 않는다. 딸의 진정한 행복보다 가족의 명예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버지의 두 번째 부인 도우라(Dowla)를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한다. 거주지를 옮긴 후 아버지는 두 번째 부인의 가족은 아예 내팽개쳤기 때문에 두 번째 부인은 자신의 다섯 아이들과 구걸하며 따로 살아가고 있었다. 두 번째 부인 도우라는 자신이 아침에 길거리에 나가 구걸한 돈을 누주드에게 주며 이 돈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법원으로 가 이혼하고 싶다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누주드는 침착하게 탈출 계획을 세우고 받은 돈으로 택시를 타 마침내 법원에 가서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창 뛰어 놀 어린 나이의 누주드가 하는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판사는 누주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시작하고.. 누주드는 여성 변호사 샤다(Shada)의 도움을 통해 마침내 지옥과 같았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누주드의 용기 있는 여정은 조혼이 흔했던 이슬람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강제적으로 결혼한 어린 여성들이 지옥 같은 생활을 끝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
유튜브 비디오
10살 이혼녀 A 10 year old divorced woman.
https://www.youtube.com/watch?v=_HhuGnhzuPM
나 누주드, 열 살 이혼녀 한국판, 영어판 표지를 보고서
보통 나는 책을 영문판으로 읽고 한국에 번역되어 출판된 경우 같이 한국어 판 표지를 함께 올린다. 이번에 한국어판과 영문판의 다른 표지를 보면서 참 흥미롭다고 느꼈다. 한국어판이나 영문판 둘 다 누주드의 얼굴이 표지에 등장하는데, 한국어 판은 누주드의 진지함, 누주드가 겪은 어려움, 힘듦에 집중한 느낌이라면 영문판은 누주드의 당당함, 자신감이 잘 나타나는 표지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영문판 표지가 더 맘에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영국은 영국 식민지배에 있던 파키스탄, 인도 등 많은 남아시아인이 많다. 그러다 보니 매일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자국의 전통복을 입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종교적인 이유로 스카프로 머리를 가리거나 눈을 뺀 얼굴 전체를 가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